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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그리고 글

사자성어_가인박명_'양귀비'

by 오카시아 2025.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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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 양귀비 이야기 — 절세미인의 슬픈 운명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중국 당나라에는 나라가 가장 풍요롭고 찬란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때 황제였던 **당 현종(唐玄宗)**은 정치를 잘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인물이었죠. 하지만 그가 절대 떨칠 수 없었던 사람, 바로 **양귀비(楊貴妃)**였습니다.

 

🌹 장한가(長恨歌)의 그녀 — 양귀비

그녀는 봄의 안개처럼 부드럽고, 가을 달빛처럼 청아한 여인이었습니다.

이름은 양옥환(楊玉環), 그녀가 웃으면 궁궐의 정원이 환해졌고, 고개를 숙이면 천하의 문인들도 침묵했습니다.

세상은 그녀를 ‘양귀비’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이름은, 오직 그 한 사람만이 마음속 깊이 불렀을 것입니다.

 

'나는 양옥환,
봄날의 꽃이라 불렸고, 황제의 사랑이라 불렸지만
사실 나는 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 운명의 조우

그날도 그랬다.
그녀는 붉은 비단옷자락을 휘날리며 연못가에 서 있었고, 현종은 그 모습을 멈춰 숨죽여 보았다.
“이 아이는 누구인가.”
“폐하, 신의 아들 수왕의 왕비, 양옥환입니다.”
“……그렇구나.”
그는 단 한 번의 눈길로,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며칠 뒤, 그녀는 여도사가 되어 머리를 묶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풀었다. 이번에는 황제의 여인으로...

 

💘 연모 — 황제의 그림자 안에서

밤마다 비파를 뜯을 때면,
나는 그의 숨결보다 더 가까이 있는 달을 보았다.

그는 내 웃음 하나에 나라의 시계를 멈추었고,
내 눈물 한 줄기에 천하의 장수를 물려 보냈다.

“옥환아,” 그가 나를 그렇게 불렀을 때,
나는 옥으로 만든 이름보다 따뜻한 손길을 느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바람의 소리가 있었다.
“이토록 깊은 사랑은 오래갈 수 없으리라…”

 

🌸 붉은 비단과 첫사랑의 그림자

어릴 적 나는 거울을 보며 물었다.
"이 얼굴이 무슨 복을 줄까, 아니면 어떤 저주일까."

그는 내 남편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온전히 '여인'으로 보았다.

어느 날, 궁녀들이 내 머리를 묶어주며 말했다.
“이제부터 도사의 길을 걷습니다.”
나는 웃었다. 머리는 묶었지만,
마음은 이미 그이 곁에 풀어져 있었으므로.

 

 

 


👶 출생과 입궁

양귀비는 본래 이름이 **양옥환(楊玉環)**으로, 719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절세의 미인으로 자라났고, 처음엔 당 현종의 **아들(寿王)**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종은 그녀의 미모와 풍류에 매혹되어 버립니다.

그렇다고 황제가 아들의 아내를 바로 취할 수는 없었기에, 그녀를 **도교의 여도사(女道士)**로 만들고 출가시킨 뒤, 얼마 후에 다시 황후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 사랑과 황홀한 나날

" 화청궁의 온천수는 그녀의 피부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었고, 궁궐의 밤하늘엔 비파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웃음에 따라 계절이 움직였고, 황제의 마음은 오직 그녀만을 향해 기울었다.

황제는 정사를 미루었다. 대신 그녀와 함께 춤을 보고, 시를 읊고, 밤마다 별자리를 읽었다.

모든 것이 그녀를 위한 세상이었다."

 

양귀비는 현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그녀를 위해 지은 **화청지(華清池)**의 온천은 지금까지도 유명합니다. 매일 춤과 음악이 흐르던 궁궐에는 양귀비를 즐겁게 하기 위한 연회가 끊이질 않았고, 황제는 나라의 일보다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 「장한가(長恨歌)」 에도 다음과 같이 전해집니다:

「하늘이 시샘했는지, 절세미인은 오래 살지 못하네.」
天生麗質難自棄,一朝選在君王側。


⚔️ 몰락의 시작

하지만 세상은 오래도록 한 사람의 웃음만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녀의 친척, 양국충은 권세를 휘둘렀고, 백성은 굶주렸으며, 안녹산과 사사명이 반란의 깃발을 들었다.

755년, 수도가 무너지고 황제는 서쪽으로 도망쳤다.
황량한 마외역, 지친 군사들은 분노에 찬 눈으로 말했다.
“폐하,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이 누구 때문입니까?”

현종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의 눈은 이미 붉게 젖어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폐하, 부디 나라를 지켜주세요.”

그녀는 비단 끈 하나로 고개를 숙였다.
황제는 뒤돌아보지 못했다. 돌아보면 무너질까 두려웠다.

 

 

⚔️ 반란과 몰락

그녀의 친척인 **양국충(楊國忠)**이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의 원성을 샀고, 결국 755년에 **안사의 난(安史之亂)**이 일어납니다.

🍂 마외역 — 마지막 노을빛

병사들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꽃을 꺾듯 나를 바라봤다.
"양국충을 죽여라!"
"양귀비를 처단하라!"

그는 떨리는 손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옥환아, 나로 인해 네가…"

나는 그 손을 가만히 쓸어내며 말했다.
"폐하, 꽃은 시들어야 열매가 맺는 법입니다."

붉은 비단이 내 어깨를 감싸고,
나는 비단끈을 쥐었다.

바람은 조용했고, 노을은 마지막까지 붉었다.

 

 

 

당 현종은 군대를 이끌고 수도를 떠나 도망치는 길에 장병들의 불만에 직면하게 되죠. 병사들은 나라가 이렇게 된 건 양귀비와 그녀 일가 때문이라며 책임을 물었고, 결국 당 현종은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한 여인 양귀비에게 자결을 명령합니다.

양귀비는 **마외역(馬嵬驛)**이라는 곳에서 목을 매어 생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나이는 38세였습니다.


🕊️ 영원한 사랑의 상징

그녀가 떠난 뒤, 현종은 다시 정사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늘 공허했다.
비파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녀의 웃음이 아른거렸고, 꽃이 피면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백거이는 그 슬픔을 시로 써냈다.

“하늘이 질투했는가, 그녀를 데려갔구나.
저 달 아래, 영혼은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 《장한가(長恨歌)》 중에서

 

🌌 그리고 영혼은 달에 스며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나는 매일 밤, 화청궁의 온천 수면 위에 머물렀다.
그가 나를 부르면, 나는 물결 위로 다가가 속삭인다.

“폐하, 저 달빛은 우리가 함께 나눈 마지막 연회입니다.”

백거이가 내 이야기를 시로 썼다고 했다.
장한가(長恨歌), 긴 한숨 같은 사랑의 노래.
사람들은 말하겠지.
“가인박명, 그녀는 아름다웠으되 명이 짧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 사랑은 짧지 않았다.
그의 기억 속에, 시 속에, 이 밤의 달빛 속에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지금도 화청궁의 온천에는 그녀의 그림자가 서려 있다고 한다.
밤이 깊어질 무렵, 물안개 사이로 붉은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조용히 걸어가는 듯하다.

그녀의 이름은 양귀비.
한 여인이었고, 하나의 시대였으며, 잊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이후 백거이는 「장한가」를 통해, 죽어서도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이 천상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양귀비는 지금도 ‘가인박명’의 상징, 그리고 치명적인 사랑의 화신으로 불립니다.


📜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양귀비는 황제의 총애를 받았지만, 권력과 사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절세의 미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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